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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 두권의 소설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by 베헤못

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나의 점수 : ★★





<이 글은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니,
 책을 읽으실 분들은 주의해주십시오.>


'눈먼자들의 도시'를 재미있게 읽었고, 비교적 그보다는 평이 좋지 않은
'눈뜬자들의 도시'도 꽤 흥미롭게 읽어서 주제 사라마구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편이다.
('리스본쟁탈전'은 읽다가 포기했지만-_-)

그래서 렛츠리뷰에 당첨되어 받게 된 '죽음의 중지' 역시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상태에서 읽게 되었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답게 '한 나라 안에서 인간의 죽음이 완전히 중지된'
있을 법하지 않은 상황을 던지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모든 사람이 불로불사인 것이 아니라 죽어야 할 상태의 사람들이
죽음에 한없이 근접하지만 죽지 않는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라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고 정부와 국민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후로 내가 사라마구의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머러스한 사회 풍자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흥미진진함은 죽음의 복귀,
그리고 인격화되어 나타나는 죽음과 그 후의 일련의 사건들이라는
중반부 이후의 당혹스런 전개 때문에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보여주는 휴머니즘의 경우 좀 거북하긴 했어도
소설의 맥락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던 반면,
'죽음의 중지'의 후반부는 납득도 안가고 재미도 없으며 감동도 없는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않는 사라마구의 기법은
갑자기 모든 사람의 눈이 머는 사건이나 죽음이 멈추는 사건과 같은
특정한 경우에 있어 매우 신선하고 강력하지만,
'죽음의 중지'의 후반부에서는 그저 억지스런 사건 전개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후반부의 그 진부한 전개에 대해 더 설명하고 싶지 않다.
그러한 (좋게 말하면) 감성적인 전개가 취향에 맞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겠지만,
최소한 나는 그렇지 않다.
사라마구의 소설에 그러한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풍자와 잘 조화된 '눈먼 자들의 도시'와 달리
'죽음의 중지'에서는 초반부와 후반부에 선을 그은 것처럼 나뉘어져 있어
후반부를 읽기가 정말 힘들다. (때문에 소설의 미적 완성도도 떨어지는 것 같다.)
차라리 두 개의 소설로 나누었다면 각각의 소설이 취향인 사람들이 존재했을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렛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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