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안타깝다.
나는 한 때 투표권이 없음에도 '개혁당'에 입당했던 적이 있다.
일개 당원의 입장이었으나 개혁당 대전지역 당대회까지 참석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노무현을 보았었다.
정몽준과의 단일화가 깨어졌을 때 절망했고,
그가 당선되었을 때는 꽤나 기뻐했다.
하지만, 그의 집권시에 나의 성향이 바뀐 탓도 있고,
그의 정책이나 통치법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관심이 없어졌다.
FTA, 파병 등은 굉장히 현실주의적인 정책일 수 있었음은 인정하나,
그런 것을 보며 지지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열광적인 지지자들의 행동은,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나라당이나 조중동과 무엇이 그렇게 다른가 싶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크게 변함이 없다.
그렇다, 무얼 감추겠는가,
나는 약자에게도 강자와 거의 동일한 도덕적, 논리적 잣대를 적용한다.
그럼에도 그의 퇴임 후의 행보에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대통령으로의 노무현은 그리 좋아할 수 없었지만,
전직 대통령, 그리고 귀향한 촌로로의 노무현은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전직 대통령으로 어떤 야심을 가졌다거나 상왕 노릇을 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마을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봉하 마을에서의 평안한 삶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바랬기에, 그의 최후가 너무나 안타깝다.
아쉽게도, 그러한 안타까움이 나에게 사무침이나 슬픔,
간절함이나 분노의 형태로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그는 나에게 그정도로 심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고
나는 원래 공적인 부분에서는 별로 감정이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에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이번 정권이나 검찰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결국 스스로 결정 내린 것이다.
그것으로 그들이 비난 받아야 한다면 그의 부인이나 자녀들, 형도
그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비난을 받아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정권은 노무현의 죽음으로 비난받아서는 안된다.
하지만, 만약에 수사에 대한 개입이나 검찰에 의한 비정상적인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죽음의 여부를 배제하고, 냉정하게, 그에 대한 조사와 처벌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명박 퇴임 후에도, 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악의적인 편파 수사는 이루어져서는 안되지만,
부정이나 잘못이 드러났을 경우에는 그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죄값을 물어야 한다.
이번 정권에 대한 옹호가 있다거나 퇴임 후에 봐주기 등이 있다면 어불성설이다.
악의없이 정도를 걷되, 철저하게 수사해야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개인적 의견이고 현실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적 분노는 당연히 일어날 것이다. )
또 하나, 뒤를 이어 벌어지는 일들이 더욱 안타깝다....
자살을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고, 유서의 내용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리 인터넷 상이라도 어떤 의혹을 제기할 때는
최소한의 근거와 사실 확인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근거없는 단정으로 추측성 이슈를 터뜨리는 것은
다름아닌 이번 정권의 주특기가 아니던가.
그러한 행동은 고인에게 오히려 누가 될 뿐더러,
그들이 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기 쉽상이다.
그리고 나는 노무현보다 왼쪽에 있어서건, 오른쪽에 있어서건
그의 죽음에서 슬픔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슬픔까지 느끼지는 못하니까 이해한다.
하지만, 사람이 죽었을 때는 평소 이상의 신중함이 있어야하지 않겠나.
언론인이건 블로거건 공개된 자리에서 발언을 하거나 글을 쓸 때는 조심해야하지 않겠나.
악의나 비아냥의 감정은 잠시만 참아줄 수 없는건가.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건, 그들은 스스로가 그렇게 경멸하는
'노빠'나 '좌빨', '종북', '수꼴'과 별로 다르지 않아보인다.
- 2009/05/24 12:24
- 참새 언덕(기타)
- iskandar.egloos.com/4968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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