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데이


갈매기 by 베헤못


대학로 게릴라 극장 8/25 20:00.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박근형 씨가 연출했다.

전에 박근형씨 연출의 <마라, 사드>를 극찬한 적이 있으나
이번 연극에는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소극장 공연이다보니 극 자체가 좀 단순해진 경향이 있고
그에 맞춰 사랑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키려는 것 같은데,
음... 내가 볼 때 <갈매기>에서 중요한 건 그러한 사랑은 아닌 듯 한데;;
원작에 상당히 충실한 연출이고 연기이지만,
뭐랄까 원작에 충실하긴 하나 그 이상의 뭔가는 아니었다고 해야하나ㅡ.ㅡ;;

물론 그렇다고 엄청 실망스럽고 이런건 아니고
아주 흡족한 감정을 느끼기에 2% 부족했다고 말하면 좋을까?

아! 한가지 정말 안타까운 부분은 극 마지막.
희곡과는 다른 방식으로 처리를 했던데, 극의 비극성을 살리려는 의도였나?
하지만 체홉 극의 중요한 점은 그 모순성이나 부조리함이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 부분 연출은 매우 불만족스러웠다-_-

아르까지나 역의 서이숙 씨나 뜨레쁠레프 역의 김주완 씨,
그리고 마샤를 제외한 조연 배우들의 연기는 다 좋았다.
서이숙 씨나 김주완 씨는 각각 <고곤의 선물>과 <마라, 사드>에서
인상깊게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만족스러워서
앞으로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그러나 니나 역의 배우는 발성의 문제인지 아니면 캐릭터를 그렇게 잡은 것인지 몰라도
대사 전달력이 상당히 떨어져서 극을 보는데 불편함이 있었다.
마샤 역의 배우는 음...그냥 목소리나 연기 방식이 내 취향이 아니었다.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를 주고 싶은 연극이다.
자리가 편했다면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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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igelh 2009/08/26 21:26 # 답글

    희곡을 읽을 땐 이 작품은 "코미디"라고 주장하는 작가 아저씨의 말을 납득할 수 없었는데, 무대에 올라온 걸 보니 '...그런가...아니, 그래도... 뭐 그래도..'(이 감상은 뭐란 말인가-┌)싶기도 하고, 여튼 재미있었다. 찌질찌질하고 답답한 군상들이 주인공인 연극이니만큼, <마라, 사드>나 <고곤의 선물>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몰입감이나 감정의 고조는 느끼기 힘든 것 같아. 주제 부각이나 마지막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나도 동감.
  • 베헤못 2009/08/28 09:34 #

    벚꽃동산은 그나마 더 코미디 같긴 한데(...) 체홉 극은 애초에 몰입감을 가질 수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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